- 당 장악력·강군(强軍) 목표 구체화... 대만 압박 수위 최고조
- 제21차 당대회 앞두고 '4연임' 포석 위한 내부 통제 강화 분석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공산당 창당 105주년 기념 연설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관례적으로 사용하던 '평화통일' 표현을 제외하고 무력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는 강경 메시지를 내놨다.
내년 열릴 제21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대외적 압박과 대내적 당 통제를 동시에 강화하여 사상 초유의 4연임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수순으로 풀이된다.
관례 깨고 '평화' 빠진 대만 메시지... 강경 기조 전환
시 주석은 1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창당 105주년 기념대회 연설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을 단호히 타격하고, 외부 세력의 간섭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국 통일의 위업을 확고하고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핵심은 발언의 '누락'에 있다. 역대 중국 지도부는 물론 시 주석 본인도 주요 공식 행사마다 대만 정책의 대원칙으로 언급해 온 '평화적 통일(和平統一)'이라는 단어가 이번 연설문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대신 '타격(打擊)', '단호히 반대' 등 군사적·물리적 대응을 연상시키는 단어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베이징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 "공식 기념 연설에서 평화통일 문구가 제외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대만 친미·독립 성향 정권과 이를 지원하는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을 향한 발언의 강도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전했다.
'강군(强軍)' 목표 구체화... 내부 통제와 군권 장악 동시 과시
이날 연설의 또 다른 축은 당의 절대적 통제권 재확인과 군사력 강화였다. 시 주석은 당의 영도를 거듭 강조하며 "어떠한 위험과 도전에 직면하더라도 당의 집중통일영도를 흔들림 없이 견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강군 목표'를 구체적인 과제로 제시하며 인민해방군의 전투력 제고와 당에 대한 절대 충성을 요구했다. 대만 통일에 대한 강경한 스탠스가 단순한 정치적 수사를 넘어, 실제 군사적 준비 태세와 맞물려 있음을 명확히 한 셈이다.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 안팎은 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 속에서도 엄숙하고 긴장된 분위기가 감돌았다. 행사장에 참석한 3,000여 명의 당원과 군 대표들은 시 주석의 연설 중 강군 및 대만 관련 강경 발언이 나올 때마다 거듭 박수갈채를 보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설이 내년 가을로 예정된 제21차 당대회를 철저히 겨냥한 정치적 행보라고 입을 모은다. 2018년 헌법 개정을 통해 국가주석 임기 제한을 폐지하고, 2022년 제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 지은 시 주석이 4연임(2027~2032년)이라는 사상 초유의 권력 연장을 앞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 성장률 완화와 대외 외교적 고립 등 대내외적 불안 요인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강력한 '대만 통일 의지'와 '외부 위협에 맞서는 강한 군대'를 내세워 내부 불만을 외부로 돌리고 절대 권력을 정당화하려는 전략이다.
대만 해협 파고와 동북아 안보 지형
싱크탱크 및 외교 안보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이번 연설을 4연임 관문을 앞둔 '권력 기반 다지기'로 해석하면서도, 대만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실제 충돌로 이어질 위험성을 경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 대학의 한 국제관계학 교수는 "중국 지도부에게 대만 문제는 양보할 수 없는 핵심 중의 핵심 이익(核心利益中的核心)"이라며 "4연임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앞두고 시 주석은 대만 문제에서 어떠한 유화적인 태도도 취할 수 없는 정치적 구조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평화'라는 단어의 삭제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진입이나 해상 봉쇄 훈련 등이 앞으로 더욱 상시화·과격화될 것임을 예고한다. 또한 미국 대선 이후 변경된 글로벌 안보 지형과 맞물려, 대만 해협에서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주변국들의 면밀한 안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