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9-08(월)
 
  • 시진핑과 나란히 열병식 참관 후 정상회담…한미일 "깊은 우려", 中 "내정간섭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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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 도착한 김정은. 연합뉴스

 

 

중국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박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6일 새벽 특별열차 편으로 귀국했다. 

 

김 위원장은 방중 기간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피로 맺어진 동맹'을 과시하며 양국 관계가 최고 수준임을 내비쳤다. 

 

이번 방중은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에 맞서 북중이 '반미 연대'의 축을 더욱 공고히 하는 전략적 행보로 분석되며, 동북아의 신냉전 구도가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시종일관 '최고 국빈'에 걸맞은 파격적인 예우 속에서 진행됐다. 지난 2일 오후 특별열차로 베이징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급 고위 인사의 영접을 받으며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방중 일정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3일 열린 전승절 기념행사였다. 김 위원장은 톈안먼 성루에 올라 시진핑 주석의 바로 옆자리에서 인민해방군의 대규모 열병식을 참관했다. 이는 2015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섰던 바로 그 자리로, 중국이 현재 북한과의 관계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두 정상은 열병식이 진행되는 내내 밝은 표정으로 담소를 나누며 돈독한 개인적 친분을 과시했다.

 

열병식 직후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는 양국의 전략적 협력 강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회담 소식을 신속하게 전하며 "적대세력들의 악랄한 도전과 방해 책동에 맞서 공동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투쟁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보도, 한미일을 겨냥한 '공동 대응'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이후 김 위원장은 4일,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베이징 중관춘 과학기술단지를 시찰하고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 기업 관계자들의 브리핑을 받았다. 이는 대북 제재 속에서 과학기술을 통한 자력갱생을 강조해 온 북한이 중국의 첨단 기술 협력을 희망하고 있음을 드러낸 행보로 풀이된다. 5일에는 공식 환송 오찬을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과 북중 정상의 노골적인 '밀월'에 국제 사회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 한미일, "심각한 우려" 한목소리 한국 정부는 즉각 반응을 내놨다.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용인하고 있는 중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책임을 망각하고 북한 지도자를 초청해 환대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 역시 "북한의 불안정 유발 행위를 중국이 묵인하고 지원하는 것은 역내 평화와 안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일본 정부 또한 "북중 간의 군사적 밀착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한미 양국과 긴밀히 공조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 中, "주권 사항" 일축…北은 '성과' 대대적 선전 반면 중국은 이러한 비판을 '내정간섭'으로 일축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주권국가로서 어떤 나라와 교류하고 협력할지 스스로 결정한다"며 "관련 국가들은 제3국을 겨냥한 배타적인 '소그룹' 만들기를 중단하고 건설적인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북한은 귀국과 동시에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를 총동원해 "조중(북중) 친선 관계의 불패성을 만방에 과시한 역사적 사변"이라며 방중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한미일 3각 안보협력 강화에 대응하는 북중의 '맞불' 성격이 짙다고 분석한다. 북한으로서는 최대 후원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을 돌파할 동력을 확보하고, 중국은 북한을 '전략적 완충지대'로 활용하며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지렛대로 삼으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번 방중을 계기로 북한의 핵 문제 해결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중국이 사실상 북한의 '뒷배'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이상, 대북 제재의 실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한반도를 둘러싸고‘[한미일] 대 [북중러]’의 '강 대 강' 대치 구도가 더욱 선명해지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대화와 외교의 공간은 더욱 좁아지는 '신냉전'의 시대가 동북아의 현실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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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中 전승절 80주년 참석 후 귀국…'혈맹 과시' 北中 밀착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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