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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리지 효과.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찾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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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익숙한 것에서 편안함을 느끼지만, 동시에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갈망하기도 해. 특히 이성 관계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늘 옆에 있던 연인보다 새로운 사람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순간, 혹시 있지 않아? 바로 이 현상을 설명해 주는 심리학적 개념이 있어. 오늘 알아볼 쿨리지 효과야.
쿨리지 효과는 성적으로 왕성한 동물 수컷이 새로운 암컷이 나타났을 때, 기존의 암컷에 대한 흥미를 잃고 새로운 암컷에게 강하게 반응하는 현상을 말해. 이 현상의 이름은 미국의 30대 대통령 캘빈 쿨리지의 일화에서 유래했어.
어느 날 쿨리지 대통령 부부가 한 닭 농장을 방문했어. 부인이 농장 주인에게 "이 수탉 한 마리가 이렇게 많은 암탉을 상대하나요?" 하고 물었지. 주인은 "예, 하루에도 수십 번씩 교미를 합니다"라고 답했어. 그러자 부인은 농담 삼아 "이 사실을 남편에게 알려주세요"라고 말했어.
이야기를 들은 쿨리지 대통령은 주인에게 물었어. "그런데 그 수탉이 매번 같은 암탉과 하나요?" 주인은 "아닙니다. 매번 새로운 암탉과 합니다"라고 답했지. 쿨리지 대통령은 웃으며 "이 사실은 제 아내에게 알려주세요"라고 말했다고 해.
이 일화처럼, 쿨리지 효과는 새로운 상대가 나타났을 때 성적 흥미가 다시 활성화되는 현상을 의미해.
쿨리지 효과는 왜 나타날까?
쿨리지 효과는 단순히 인간의 바람기를 합리화하는 개념이 아니야. 이는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야.
수컷은 자신의 유전자를 더 많이 퍼뜨리기 위해 다양한 암컷과 관계를 맺으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어. 새로운 암컷을 만났을 때 흥미가 다시 커지는 것은 이러한 번식 본능과 관련이 있지. 뇌과학적으로 보면, 새로운 상대를 만났을 때 뇌에서 쾌락 호르몬인 도파민이 대량으로 분비되면서 강한 흥분과 쾌감을 느끼게 돼.
쿨리지 효과는 비단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야. 쥐, 양, 원숭이 등 다양한 동물 실험에서 이미 증명된 바 있어. 결국 이 효과는 새로운 자극을 통해 번식의 가능성을 높이려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의 일부라고 볼 수 있어. 물론 인간은 이성적 판단과 사회적 규범에 따라 이러한 본능을 통제하며 살아가지만, 우리 내면에 이런 생물학적 본능이 존재한다는 걸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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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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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의 딜레마, 배신이냐, 침묵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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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합리적인 선택이 모여, 결국 모두에게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 아이러니한 상황. 우리는 왜 그룹 과제에서 무임승차를 하거나, 공공장소에서 질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을 보며 씁쓸해할까? 이러한 인간 사회의 고질적인 모순을 명쾌하게 설명하는 이론이 있다. 바로 게임 이론의 가장 유명한 모델인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다.
1. 두 명의 죄수, 그리고 운명의 선택
'죄수의 딜레마'는 1950년 미국의 랜드 연구소(RAND Corporation) 소속이던 수학자 메릴 플러드(Merrill Flood)와 멜빈 드레셔(Melvin Dresher)가 고안하고, 지도교수였던 앨버트 터커(Albert W. Tucker)가 '죄수'라는 비유를 들어 각색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 범죄 조직의 두 공범(A와 B)이 경찰에 체포되었다. 결정적인 증거가 없어 두 사람의 자백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 검사는 둘을 분리된 취조실에 가두고, 서로 소통할 수 없게 한 뒤 각각에게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한다.
만약 당신은 침묵(동료와 협력)하고, 동료가 당신을 배신(자백)하면: 당신은 10년형, 동료는 석방된다.
만약 당신은 자백(동료를 배신)하고, 동료가 침묵(협력)하면: 당신은 석방, 동료는 10년형을 받는다.
만약 두 사람 모두 자백(서로 배신)하면: 두 사람 모두 5년형을 받는다.
만약 두 사람 모두 침묵(서로 협력)하면: 증거 불충분으로 둘 다 1년형만 받는다.
2.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최악의 결과로
당신이 죄수 A의 입장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이성적으로 경우의 수를 따져보자.
'만약 동료 B가 침묵(협력)한다면?'
내가 침묵하면 1년형을 받는다.
내가 자백하면 석방된다.
따라서 자백하는 것이 이득이다.
'만약 동료 B가 자백(배신)한다면?'
내가 침묵하면 10년형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처한다.
내가 자백하면 5년형을 받는다.
따라서 이 경우에도 자백하는 것이 이득이다.
결론적으로, 동료가 어떤 선택을 하든 나에게는 '자백(배신)'이 언제나 최선의 선택, 즉 '우월 전략(Dominant Strategy)'이 된다. 문제는 상대방인 죄수 B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합리적 사고를 한다는 점이다. 그 역시 동료(A)의 선택과 무관하게 자백하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다.
그 결과, 두 죄수는 모두 '합리적'으로 서로를 배신하는 선택을 하게 되고, 결국 나란히 5년형을 선고받는다. 둘 다 침묵을 지켜 1년만 복역할 수 있었던 '집단 최선의 결과'를 스스로 걷어차고 '집단 최악의 결과'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개인의 합리성이 집단의 비합리성으로 귀결되는 딜레마가 바로 이 이론의 핵심이다.
3. 딜레마는 교도소 담장 안에만 있지 않다
이 딜레마는 단순히 가상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실 세계의 수많은 문제들이 죄수의 딜레마 구조를 가지고 있다.
기업 간의 가격 경쟁: 두 경쟁사가 있다. 둘 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면(협력)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한쪽이 가격을 내려(배신) 고객을 독점하려 하면, 다른 쪽도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다. 결국 끝없는 '치킨 게임'으로 번져 두 기업 모두 수익성이 악화되는(둘 다 5년형) 결과로 이어진다.
국가 간의 군비 경쟁: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의 상황이 대표적이다. 양국 모두 군축에 합의하면(협력) 막대한 국방비를 절약하고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방이 몰래 군비를 증강할(배신) 가능성을 우려해, 양국 모두 경쟁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고 군사력을 키우는(둘 다 배신) 길을 택했다. 이는 인류 전체를 파멸의 위기로 몰아넣는 비합리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환경 문제: 모든 국가가 탄소 배출을 줄이면(협력) 지구 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일부 국가가 자국의 경제 성장을 위해 배출량을 유지하거나 늘리면(배신), 다른 국가들도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협력의 대열에서 이탈할 유인이 생긴다. 결국 모두가 기후 변화의 피해자가 되는 공멸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4. 그렇다면 딜레마를 탈출할 방법은 없는가?
죄수의 딜레마는 인간 사회의 비관적인 측면을 보여주지만, 학자들은 이 딜레마를 극복할 몇 가지 조건 또한 제시한다.
반복되는 게임 (Repeated Game): 단 한 번으로 끝나는 게임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관계를 맺고 게임을 해야 한다면 '협력'의 가능성이 커진다. 이번에 내가 상대를 배신하면, 다음번에 상대가 반드시 보복할 것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관계에서는 '신뢰'와 '평판'이 중요한 자산이 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처럼 상대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팃포탯(Tit-for-Tat)' 전략이 효과적인 이유다.
소통과 신뢰 (Communication & Trust): 딜레마의 근본 원인은 서로 소통할 수 없고 믿을 수 없다는 데 있다. 만약 죄수들이 사전에 "무슨 일이 있어도 침묵하자"고 굳게 약속하고 서로를 믿을 수 있었다면, 최상의 결과를 얻었을 것이다. 사회적 관계에서도 투명한 소통과 약속은 배신의 유인을 줄이는 핵심 요소다.
강력한 제3자의 개입 (Third-Party Enforcement): 배신자를 처벌하고 협력의 규칙을 강제하는 외부의 힘이 있다면 딜레마는 쉽게 해결된다. 기업들의 가격 담합을 금지하는 '공정거래위원회', 국가 간의 약속을 감시하는 '국제기구'나 '국제법' 등이 바로 이러한 역할을 수행한다.
5.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의 가치
죄수의 딜레마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던진다. 눈앞의 이익만을 좇는 개인의 합리성이 항상 최선의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 오히려 서로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사회일수록, 구성원 모두가 손해를 보는 '죄수의 딜레마'에 빠지기 쉽다.
결국 이 딜레마를 푸는 열쇠는 '신뢰'라는 보이지 않는 사회적 자본에 있다. 단기적인 이익을 위한 배신보다 장기적인 협력을 가치 있게 여기고, 소통을 통해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며, 규칙을 지키려는 노력이 모일 때, 우리는 비로소 '모두가 패배하는 게임'에서 벗어나 '모두가 승리하는 게임'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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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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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러 정상, 66년만 베이징서 '반서방 연대'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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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3일 현지시간으로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 수도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열병식을 성대하게 개최했다.
시 주석을 중심으로 왼쪽에 김 위원장, 오른쪽에는 푸틴 대통령이 선 가운데 한국에서는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참석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북중러 정상은 탈냉전 이후 처음으로, 옛 소련시절까지 포함하면 1959년 김일성·마오쩌둥·흐루쇼프 회동 이후 66년 만에 함께 톈안먼 망루에 서는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이는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에 맞서는 새로운 '반서방 연대'의 결속을 대내외에 천명하려는 중국의 의도를 분명히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행사는 오전 9시(현지시간) 리창 국무원 총리의 개막 선언을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80발의 예포가 하늘을 가르고, '80'이라는 숫자를 형상화한 헬리콥터 편대가 베이징 상공을 수놓는 등 화려한 볼거리가 이어졌습니다. 톈안먼 망루에는 시 주석을 중심으로 왼쪽에 김 위원장, 오른쪽에 푸틴 대통령이 자리해 열병식 내내 함께 행진을 지켜봤다.
중국은 이번 열병식에서 드론 대응에 특화된 방공 시스템, 첨단 무인 잠수함, 스텔스 전투기 등 자체 개발한 최신 무기들을 대거 선보이며 부강해진 군사력을 과시했습니다. 중국 국방부는 열병식에 전시된 모든 무기가 국내에서 생산되어 실전 배치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열병식에는 북·중·러 정상 외에도 이란, 파키스탄, 미얀마 등 26개국 국가 원수와 정부 수뇌가 참석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중국, 러시아와 관계가 가깝거나 서방과 거리를 두는 국가들로, 중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국제 질서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에서는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참석해 김 위원장과의 조우 여부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또한 중국 지도부 인사로는 원자바오 전 총리 등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들이 참석했으나, 건강이상설이 제기됐던 후진타오 전 주석과 주룽지 전 총리는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언론들은 이번 열병식을 '반미 연대'의 결속을 과시하는 상징적인 이벤트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북미 관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시점에서 세 정상의 만남은 각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미국 일극 체제를 넘어선 새로운 국제 질서 구축을 강조해 온 시 주석의 발언과 맞물려, 이번 열병식은 중국이 반서방 연대의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행사를 통해 '북·중·러 대 한미일'이라는 새로운 국제 구도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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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