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내 식용 개 사육농가 35곳 중 29곳 운영 중단… 16곳은 시설 철거 완료
- 청주시, 폐업 시기별 차등 지원금 지급하며 신속한 전·폐업 유도
- 2027년 2월 특별법 전면 시행… 남은 6곳 대상 설득 총력전
오는 2027년 2월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개식용종식법)' 전면 시행을 앞두고, 충북 청주시 관내 식용 목적 개 사육 농가의 83%가 조기 폐업을 단행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법적 유예기간이 1년여 남은 시점에서, 폐업 시기에 따라 보상 규모를 달리하는 지자체의 차등 지원 정책이 현장의 빠른 태세 전환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텅 빈 사육장, 철거 속도 내는 농가들
13일 오전, 짙은 구름이 낀 청주시 외곽의 한 개 사육 농가 밀집 지역. 불과 몇 달 전까지 수백 마리의 육견이 내던 소음은 사라지고, 텅 빈 철창 구조물과 부서진 건축 잔해만이 현장에 남아있었다. 청주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관내 식용 목적으로 신고된 개 사육 농가 35곳 가운데 29곳(83%)이 사육장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
단순 사육 중단을 넘어 시설 자체를 없애는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폐업을 신고한 농가 중 16곳은 견사 등 관련 시설물 철거를 완전히 마무리한 상태다. 인근 마을 주민 김모(65)씨는 "올해 초부터 대형 트럭이 오가며 개들을 싣고 나가고 시설을 부수는 작업이 매일같이 이어졌다"며 "악취와 소음이 줄어 동네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청주시는 현재까지 사육을 유지하고 있는 나머지 6곳의 농가에 대해서도 정기적인 현장 점검과 면담을 통해 조기 폐업을 강도 높게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시간이 곧 돈'… 차등 지원 단가로 결단 압박
이러한 조기 폐업 러시의 이면에는 청주시의 전략적인 전·폐업 지원사업이 자리 잡고 있다. 시는 단순히 폐업을 권고하는 수준을 넘어, 사육 두수와 폐업 시기를 연동해 금전적 보상 체계를 세분화했다.
우선 사육 농가에 폐업 이행 촉진금을 지급함과 동시에, 기존 시설물의 잔존가액과 철거 비용 일체를 지원한다. 핵심은 폐업 시기에 따른 구간별 차등 단가 적용이다. 법면 시행일에 임박해 마지못해 폐업하는 것보다, 이른 시일 내에 자발적으로 문을 닫을수록 농장주가 받게 되는 지원금의 규모가 커지도록 설계했다.
익명을 요구한 청주시 축산과 관계자는 "영업 손실을 최소화하고 보상금을 최대화하려는 농장주들의 경제적 판단이 조기 폐업으로 직결되고 있다"며 "운영 중인 남은 6곳의 농가들 역시 차등 지원의 구조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어 조만간 결단을 내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 개식용종식법 전면 시행과 향후 과제
지난 2월 공포된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27년 2월부터는 개를 식용 목적으로 사육·증식·도살하는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개나 개를 원료로 조리·가공한 식품을 유통·판매하는 행위는 물론, 보신탕집 등 관련 식품접객업의 설치 및 운영도 원천 차단되며 위반 시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동물복지 및 농계 전문가들은 현재의 조기 폐업 흐름을 긍정적으로 진단하면서도, 사후 관리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수의학계 전문가는 "지자체의 금전적 보상책이 초기 폐업률을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데는 확실한 효과를 입증했다"면서도 "폐업 과정에서 농가에 남겨진 개들의 인도적 보호 및 입양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행정 당국의 철저한 추적 감시가 동반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농장주들이 원활하게 타 축종이나 타 업종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직업 훈련과 컨설팅이 병행되어야만, 법 시행 이후 불법 도살 등 음성적인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